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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이란의 7일 휴전 제안을 거절했다는 소식에, 처음엔 저도 "또 강경 드라이브네"라고 단순하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배경 데이터를 뜯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었습니다. 단순한 외교적 강경함이 아니라, 원유 공급망·중국 압박·이란 내부 붕괴라는 세 가지 구조적 판단이 맞물린 결정이었습니다.



원유 공급이 이미 돌아가고 있다면, 협상이 급할 이유가 없다

트럼프가 이란의 제안을 이렇게 쉽게 거부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 혹시 생각해보신 적 있습니까? 저는 처음에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유가가 폭등할 텐데, 미국이 어떻게 버티냐"는 시각이 당연하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핵심은 선박 간 환적(STS, Ship-to-Ship Transfer)입니다. STS란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항구에 들어가지 않고, 공해상에서 다른 선박으로 화물을 옮겨 싣는 방식을 말합니다. 제재를 우회하거나 해상 봉쇄 상황에서도 물량을 계속 실어 나를 수 있는 방법이죠. 그런데 오만 만(Gulf of Oman) 해역에서 이 STS 물동량이 2026년 6월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데이터가 나왔습니다(출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미 해군이 확보한 항로를 통해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건너 최종 목적지로 향하는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제가 직접 관련 수치를 추적해봤는데, 2026년 2월 기준 STS 물동량은 수년 전과 비교해 7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트럼프 입장에서 이 흐름이 지속되는 한,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봉쇄되더라도 시장에 공급 쇼크를 줄 수 있는 여지가 생각보다 좁습니다. 이 계산이 있기 때문에 이란의 협상 제안을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거절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 카드는 중국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제한되면 중국은 할인된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지 못하게 됩니다. 베네수엘라도 더 이상 중국의 영향권에서 저가 원유를 공급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중국은 국제 시장에서 정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원유를 사올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중국의 이란산 원유 해상 수입량은 올해 들어 전년 대비 2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중국이 에너지 비용 상승 압박을 받는다는 것은 미국이 무역 협상에서 추가 레버리지를 쥐는 것과 같습니다. 이란 카드를 계속 쓸 이유가 생기는 셈입니다.

물론 이 부분에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STS 물동량 급증이 트럼프의 협상 자신감과 직접 연결된다는 구조는 논리적으로 그럴 듯 하지만, 트럼프가 실제로 그 데이터를 근거로 결정을 내렸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일 수도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합니다.

  • STS(선박 간 환적) 물동량: 2026년 6월 대비 약 10배 증가, 2026년 2월 기준 7배 이상 수준 유지
  • 중국의 이란산 원유 해상 수입량: 전년 대비 27% 감소
  • 베네수엘라 공급 차단으로 중국의 대체 조달 비용 상승
  • 미 해군 확보 항로를 통한 오만 만 경유 원유 수송 지속 중
요약: 오만 만 STS 물동량 급증으로 원유 공급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중국의 에너지 비용 상승이라는 압박 카드까지 쥔 트럼프에게 이란의 7일 휴전 제안은 지금 당장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경제 압박과 선거라는 두 개의 시계가 동시에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란 쪽은 왜 급하게 협상을 원하는 걸까요? 제 경험상 경제 지표는 정치적 레토릭보다 훨씬 솔직합니다. 이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란 리알(IRR)화의 구매력평가(PPP) 기준 실질 가치는 봉쇄가 강화될 때마다 수직 하락했습니다. PPP란 같은 물건을 살 수 있는 통화의 실질 구매력을 비교하는 지표로, 환율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실질 경제 붕괴를 보여줍니다. 2015년과 비교했을 때 리알화 가치는 두 배 이상 떨어진 상태입니다. 4월 13일과 7월 14일 두 차례의 봉쇄 강화 시점마다 리알화 가치가 급락했다는 사실은, 제재가 실제로 이란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을 수치로 확인시켜 줍니다(출처: IMF 세계경제전망(WEO)).

실업률도 심각합니다. 전쟁 발발 이후 이란 전체 실업률은 약 10%포인트 상승했고, 청년 실업률은 18%까지 치솟았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5년 대비 두 배 수준인 90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CPI란 일반 가정이 구매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 변화를 측정하는 지수로, 이 숫자가 높을수록 서민의 실질 구매력이 빠르게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제가 이 수치를 보면서 느낀 건, 이 정도 속도의 물가 상승과 실업 충격은 민심을 돌려세우기에 충분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란 정부 입장에서도 더 이상 버티는 게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교역로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란의 주요 수입 파트너는 UAE, 중국, 터키 순인데, 해상 봉쇄 이후 육상 국경을 통한 터키의 역할이 급격히 커졌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이 터키 루트마저 차단에 나선다면, 이란은 사실상 사방이 막힌 상황에 놓입니다. 카타르를 통한 중재 채널로 협상 플랜을 들고 나온 것도 이 맥락에서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이 분석에서 가장 걸렸던 부분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트럼프가 선거 때문에 유가를 반드시 내려야 한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휴전을 거부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 위험을 키운다는 점입니다.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48달러(내셔널 와이드 기준)를 넘어선 상황에서, 텍사스마저 3달러대 중반까지 올라간 건 트럼프에게 정치적으로 매우 불리한 신호입니다. 실제로 선거 예측 사이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탈환할 확률이 61%까지 올라갔다는 수치는 이 압박이 현실임을 보여줍니다. 이 두 가지 흐름이 어떻게 양립하는지, 발표된 내용만으로는 완전히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협상 거부가 유가를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가 STS 물동량에 대한 신뢰에서 온다면, 그 전제가 흔들리는 순간 전략 전체가 위험해집니다.

요약: 이란의 리알화 폭락, 청년 실업률 급등, CPI 두 배 수준은 이란이 협상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트럼프도 유가 안정이라는 선거 시계 앞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트럼프가 이란 휴전을 거부한 가장 핵심적인 이유가 뭔가요?

A. 오만 만 해역에서 선박 간 환적(STS) 방식으로 원유 공급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이 가장 큰 배경으로 보입니다. 공급이 받쳐주는 한 협상 압박을 지속해서 이란으로부터 더 유리한 조건을 끌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에 대한 에너지 압박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어 거부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Q.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유가가 폭등하지 않나요?

A. 완전 봉쇄 시나리오라면 유가 급등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데이터는 오만 만 해역 STS 물동량이 크게 늘면서 공급 대안이 작동 중임을 보여줍니다. 비트코인이 이 상황에서도 보합권에 머문 것도 시장이 유가 폭등을 기정사실로 보지 않는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상황이 급변할 경우 전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이란이 협상에 급한 이유가 뭔가요?

A. 리알화 가치 폭락, 청년 실업률 18%, CPI 두 배 수준이라는 세 가지 경제 지표가 이란 내부의 압박을 잘 보여줍니다. 해상 봉쇄로 수출이 급감하고 터키 루트마저 위협받고 있어, 이란 입장에서는 교역로가 완전히 막히기 전에 협상 테이블로 나오는 것이 유리합니다.

 

Q. 앞으로 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나요?

A. 브렌트유 고점이 점차 낮아지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어, 지금 시점에서 120~130달러대로의 추가 급등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4.48달러를 넘긴 상황에서 트럼프가 유가 하락을 유도할 동기도 강합니다. 물론 새로운 군사 충돌이 발생하면 전망이 뒤집힐 수 있습니다.

 

결론

제 경험상 지정학 이슈는 "강경 vs. 온건"이라는 이분법보다 경제 데이터로 읽을 때 훨씬 입체적으로 보입니다. 이번 트럼프의 휴전 거부도 표면적으로는 외교적 강경 노선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STS 물동량, 중국 원유 수입 감소, 이란 내부 경제 붕괴라는 세 가지 구조적 판단이 맞물려 있습니다. 다만 인과관계를 너무 단정 짓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발표된 데이터가 트럼프의 결정 근거라고 단언하기엔 빠진 고리가 있습니다.

지금 시장을 보는 관점에서 제가 주목하는 건 유가 방향성입니다. 브렌트유와 WTI 모두 고점이 낮아지는 흐름이고, 미 재무부 계좌(TGA) 잔고가 980억 달러 수준에서 풀리기 시작하면 금리 조정과 맞물려 위험자산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가가 안정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반도체를 포함한 주식 시장에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 흐름을 직접 체크하면서 판단을 조금씩 조정해가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합리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fLuKAbjwq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