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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에 이 내용을 접했을 때, "또 낙관론이구나" 싶어서 흘려들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금리 상승의 원인을 구분해야 한다는 대목에서 멈칫했습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오르는 금리와 성장 기대 때문에 오르는 금리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다르다는 논리, 생각해보니 제가 그 구분 없이 "금리 오름 = 악재"로만 받아들이고 있었거든요. ARK 인베스트의 최근 주주 서한과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동의하는 부분과 의심스러운 부분을 함께 짚어봤습니다.
금리 상승, 무조건 악재가 아닐 수 있다는 논리
금리 이야기만 나오면 주식 시장이 들썩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투자를 시작한 게 제로금리 전후였는데, 그때부터 몸에 밴 습관인지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반사적으로 긴장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130년 장기 평균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장기 평균은 3~6% 사이였고, 현재 약 5% 수준은 사실 비정상적인 초저금리에서 역사적 평균으로 돌아온 것에 가깝습니다. 저도 이 부분을 보고서야 "2010년대가 오히려 예외였구나"라는 걸 새삼 실감했습니다.
ARK가 강조하는 핵심은 금리가 오르는 이유를 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구조적 인플레이션(Structural Inflation), 즉 비용 상승이 원인이라면 기업 마진이 눌리고 시장에 부담이 됩니다. 여기서 구조적 인플레이션이란 공급망 문제, 에너지 가격 급등처럼 생산 비용 자체가 장기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반면 GDP 성장과 AI 투자 수요가 금리를 끌어올리는 상황이라면, 이는 경제가 너무 잘 돌아가서 돈의 가격이 오르는 것에 가깝다는 주장입니다.
과거 역사를 봐도 금리가 높던 시기에 주식 시장이 상승세를 유지한 사례는 있었습니다. 문제는 ARK가 이 논리로 "금리가 7~8%까지 올라도 괜찮다"는 결론까지 이어가는 부분입니다. 기술 혁신이 물가를 억제한다면서 동시에 금리가 그렇게까지 오를 수 있다는 주장, 저는 이 두 가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물가가 안정되면 그 수준의 금리를 정당화할 명분이 무엇인지 설명이 약합니다.
혁신 자산으로 자금이 몰린다는 근거는 얼마나 탄탄한가
ARK가 제시하는 초고속 성장 시나리오의 핵심은 5가지 기술의 융합입니다. 로봇 공학, 에너지 저장 장치, 생명공학(유전체학), 블록체인, 인공지능이 각각 따로 성장하는 게 아니라 서로 맞물리면서 시너지를 낸다는 논리입니다. 여기서 유전체학(Genomics)이란 DNA 염기서열 전체를 분석하고 편집하는 기술 분야를 말하며, 유전자 가위 기술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과거 산업혁명이 전기·전화·내연기관 세 가지 기술로 움직였다면, 이번엔 다섯 가지가 동시에 작동한다는 겁니다.
비용 하락이 시장을 키운다는 논리는 제가 경험적으로도 납득이 됩니다. 반도체 가격이 내려가면서 스마트폰이 보급됐고, 배터리 가격이 떨어지면서 전기차 시장이 열렸습니다. AI 학습 및 컴퓨팅 비용이 수년 새 99% 이상 급락했다는 수치도 허풍이 아닙니다. 챗GPT나 클로드(Claude) 같은 고성능 서비스를 거의 무료로 쓸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그 증거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AI 혁명을 역사상 가장 큰 경제적 파급력을 가졌던 철도 혁명에 비유하면서, 당시를 넘어서는 규모의 투자 사이클이 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출처: The Wall Street Journal).
그런데 제가 미심쩍게 보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술 확산과 GDP 성장률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생산성 역설(Productivity Paradox)'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혁신 기술이 실제 생산성 통계에 반영되기까지는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린다는 현상을 뜻합니다. 전기가 공장 생산성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리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고, 컴퓨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AI의 확산 속도가 더 빠를 수는 있지만, 3~5년 안에 GDP 성장률이 7%로 오른다는 전망은 매우 공격적으로 보입니다. 선진국 경제가 장기간 이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한 사례는 찾기 어렵습니다.
- 로봇 공학: 제조·물류 자동화를 통한 인건비 절감
- 에너지 저장 장치: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재생에너지 확산 가속
- 생명공학(유전체학): 유전자 분석·편집 비용 급락으로 신약 개발 패러다임 변화
-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혁신 및 디지털 자산 생태계 구축
- 인공지능: 학습·컴퓨팅 비용 99% 이상 하락, 전 산업 침투 가속
달러 강세 전망과 한국 투자자가 챙겨야 할 실전 포인트
캐시 우드가 최근 강달러 지지론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부분은 제가 직접 확인하면서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전 세계가 통화 완화에 나서는 가운데 달러 가치는 상대적으로 오히려 오르고 있다는 겁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산출하는 실질 달러 가치 지수(Real Dollar Index)를 보면 2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실질 구매력이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실질 달러 가치 지수란 물가 차이를 반영해 실제 달러의 구매력을 주요국 통화와 비교한 수치를 말합니다(출처: 미 연방준비제도).
강달러의 구조적 근거로 ARK가 드는 것은 미국으로의 자금 집중입니다. 아이폰, 구글 클라우드, 넷플릭스, 앤스로픽(Anthropic) 구독료처럼 미국 서비스에 지출하는 금액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스페이스X나 오픈AI 같은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금도 달러 수요를 키운다는 논리입니다. 제 입장에서도 매달 미국 서비스 구독에 쓰는 금액을 생각해보니 이 흐름이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실감이 났습니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국제 금값이 하락하더라도 환율이 동시에 오른다면, 국내에서 체감하는 금 가격은 오히려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건 단순히 금 투자 여부를 넘어, 해외 자산에 투자할 때 환율 변수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ARK의 결론은 미국 장기 채권은 금리 상승 위험에 노출돼 있으니 주의하고, 금 대신 달러와 미국 주식, 특히 혁신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라는 것입니다. 다만 ARK가 추천하는 혁신 자산 자체가 금리 할인율(Discount Rate)에 가장 민감한 자산이라는 점은 짚어둬야 합니다. 할인율이란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금리가 오르면 이 값이 커져서 먼 미래 이익에 의존하는 성장주의 현재 가치가 더 크게 깎입니다. ARK가 강한 확신을 갖는 자산일수록, 높은 금리 환경이 현실화되면 가장 먼저 흔들릴 수 있다는 역설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ARK 인베스트가 추천하는 혁신 자산에 지금 투자해도 될까요?
A. ARK는 기본적으로 혁신 자산 전문 운용사이기 때문에 낙관론이 구조적으로 내재돼 있습니다. 이들의 논리를 참고하되, 개별 테마주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QQQ처럼 미국 기술 지수 전반을 담는 ETF와 병행하는 방식이 리스크를 낮추는 현실적인 접근으로 보입니다. 단기 모멘텀보다 장기 보유 관점이 전제가 돼야 합니다.
Q. 금리가 오르면 성장주는 왜 더 많이 떨어지나요?
A. 성장주는 현재 이익보다 먼 미래의 이익이 기업 가치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이 높아지는데, 이익이 먼 미래에 몰려 있을수록 이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합니다. 즉 AI, 바이오, 로봇 공학 같은 섹터는 높은 금리에 구조적으로 취약합니다.
Q. 달러 강세가 계속되면 금 투자는 손해인가요?
A. 국제 금값은 달러 강세 시 통상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한국 투자자라면 환율 변수를 함께 봐야 합니다. 국제 금값이 내려도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 국내 금 가격은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금 투자의 실질 수익은 국제 금값과 환율 두 가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Q. 생산성 역설이 이번 AI 시대에도 적용될까요?
A. 생산성 역설은 전기, 컴퓨터 등 범용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AI의 확산 속도가 과거보다 빠른 건 사실이지만, 기술 보급과 경제 전체 생산성 향상 사이에는 여전히 시차가 존재합니다. 낙관적 시나리오를 완전히 배제할 이유는 없지만, 수년 내 GDP 7% 성장이라는 전망은 역사적 사례와 거리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결론
이번 내용을 정리하면서 제가 얻은 건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금리를 원인별로 구분해서 보는 시각입니다. 제로금리 시대를 기준선으로 삼는 착시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시장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둘째, 어떤 전망이든 그 출처의 이해관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ARK는 혁신 자산에 집중 투자하는 운용사이고, 이들의 낙관론에는 그 구조가 반영돼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큰 그림의 투자 논리는 방향성 참고용으로는 유효하지만, 그대로 따라가기엔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ARK의 논리가 절반이라도 맞는다면 미국 기술 지수를 꾸준히 모아가는 전략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단, 어느 한 테마에 집중하기보다는 QQQ처럼 분산된 지수와 관심 있는 개별 종목을 병행하면서, 금리와 환율 변수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이 저는 더 편안합니다.

